교회를 위한 교회

교회의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은 교회에서 행하는 대부분의 것들, 아니 거의 모든 것들이 교회 자체를 위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지 못한다. 여기서 교회란 그리스도의 몸된 우주적인 교회가 아니라 건물로 표현되는 개교회와 교세로 상징되는 종교로서의 기독교를 이야기한다. 즉 교회의 양적 성장을 달성하고 교회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편하고 좀 더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고 교회가 좀 더 원활하고 활발하게 돌아가게끔 돕는 프로그램들에 모든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감동과 위로와 평안이 쏟아지는 예배, 마음을 뜨겁게 달구는 찬양, 교회의 더 충성스런 일군이 되도록 양육하는 성경공부, 교회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돕는 봉사, 교회의 모든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격려하는 교제, 이처럼 교회의 모든 활동은 어떻게 교회를 자라나게 할 것인가, 어떻게 교회를 더 견고하게 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다. 교회가 성도들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교회의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만족을 얻음으로써 거기에 열심히 참여할 뿐 아니라 그 자발적 주관자가 되는 것, 그럼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들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무한동력기관이 되는 것. 오직 그뿐이다.

교회에서는 아무도 왜 그러한 프로그램들이 있어야 하는지 묻지 않는다. 그 프로그램들 자체가 곧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며 믿음을 정의하는 근본적인 활동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결코 세상 속으로 나가라고 말하지 않는다. 교회가 세상에 대해 말할 때는 전도와 선교(사실은 포교)를 말할 때 뿐인데 이 역시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을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자는 것이니 결국은 교회의 자기도취일 뿐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다 교회에 다니게 되면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될까?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아픈 것은 오직 교회 출석 비율이 100 퍼센트에 못 미치기 때문일까? 세상에는 기독교의 부재 말고는 아무런 문제도 절박함도 없단 말인가?

기독교의 틀을 벗어나서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어떤 일 이루기를 원하실까에 대해 생각조차 해 보지 않은 교회,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에 관해서는 주위 사람들을 교회로 이끌어 오라는 말 외에는 할 말을 알지 못하는 교회, 그렇기 때문에 세상 속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하는 무지한 교회,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도구로서 세움 받은 그 본연의 의미를 완전히 망각한 상실의 교회. 이것이 교회의 현실이다. 교회를 위해 존재하는 교회는 그 짠맛을 잃어버린 소금과 같다.

교회를 위한 교회”에 대한 1개의 생각

  1.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세움 받았다고 하셨는데 이것이 교회를 세운 진정한 목적일까요? 그것이 교회의 진정한 짠맛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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